왜 문구점이었냐면
초등학교 다니는 여자아이들이라면 으레 그렇듯이, 우리 딸아이도 엄청 좋아한다. 뭐를? 문구류를. 처음에는 유치원 다닐 때에 산리오 캐릭터들이 그려진 연필, 볼펜, 필통, 지우개 등등에서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은 무슨 필기구 욕심이 그렇게 넘쳐나는지, 내가 애지중지 아끼던 멀티펜도 빼앗아 가고, 자기 거는 자기 거대로 새로 사 달라 조르고, 선물 받은 것까지. 집에는 쓰지 않는 필기구가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지경이다.
많은 부모들이 패닉에 빠졌던 지난 5월 2일, (많은 학교들이 그날 재량 휴일로 쉬었다.) 아이를 데리고 성수동 문구점을 구경하러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정말 결심까지 필요한 일이다.) 가는 김에 점심식사는 아이가 요즘 그렇게 먹어보고 싶어했던 타코를 먹어야지.
그리고 5월 2일 아침. 기특하게도 딸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날 해야 할 일을 모두 해치웠다. 독서평설, 학교 영어숙제, 악기 연습까지. 왜냐하면, 우리 집은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는 일을 모두 끝마친 후에 할 수 있다‘는 규칙을 무조건적으로 준수하고 있기 때문. 😎
모나미스토어 성수점 방문기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은 성수역 4번출구와 연결된 무신사 건물 1층에 있다.

성수점이라는 위치 특성 상, 어쩐지 어린이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있었으나, 기우였다. 오픈하자마자 거의 첫 손님으로 들어간 우리집 어린이 이후로 아이 손 잡고 방문하는 부모님들의 방문이 줄줄이 이어졌다. 어린이가 있다고 눈총은 안 받아도 되겠군 하는 안심과 함께 마음 편히 구경할 수 있었다. (어린이가 있는 집은 지레 이런 식으로 겁 먹는 경우도 많다.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가 눈치 보지 않고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모나미스토어 성수점에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볼펜 만들기, 플러스펜 만들기, 잉크 만들기 세 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잉크 만들기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듯 하고, 볼펜 만들기는 1000원 후결제, 플러스펜 만들기는 2000원 선결제 조건으로 즉석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플러스펜 만들기는 나만의 색상을 조제해서 플러스펜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조색이 쉽지는 않다. 스크린으로 구현되는 RGB 색상에 익숙한 나는 잉크의 조색은 영 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었다. 대부분 원하는 색상을 만드는 건 실패하지 않을까…?
볼펜 만들기도 볼펜 심 색상부터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까만색 볼펜만 만들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의 자유도!
이 좁은 매장을 한 시간이 넘게 돌아다니고 있으니, 점원분께서 지금 운영하고 있는 캠페인 ‘이터널 라이브러리 녹음실’에 참여해보기를 넌지시 권해주셨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블록체인이라는 현대 기술과 녹음기라는 아날로그 문물이 적절히 섞인 꽤나 감각적인 캠페인이었다. (그런데 참여하는 사람이 많이 있나요…? 마케터는 그게 궁금합니다만…)



영원히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기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엄마 아빠와 함께 보홀에서 고래상어를 만난 거라는 우리집 어린이의 답에 씨익 웃음이 나왔는데, 나라면 뭐라고 답할까 잠깐 생각했다가 우리집 어린이가 우리에게 온 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면서 문득 뭉클해져서 서둘러 빠져나왔다. 🤭 답변을 마치면 AI가 답변에 맞춰 시를 한구절 지어준다. 이게 또 퍽 감성적이다.
어쩌다 보니 맛집 오픈런 – 타코마이너
다음 목적지인 포인트오브뷰는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이때는 약 11시 30분이었으므로,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나간 성수동 골목길을 헤매다 애초 목적했던 타코집은 못 갔지만, 어쨌든 타코집(타코마이너)을 발견해서 들어가보니 영업을 약 5분 정도 앞두고 있지만 먼저 들어가 앉아있을 수 있도록 주인 분께서 배려해주셨다. 타코 메뉴가 모두 매운 맛이 들어가 있으니 어린이에게 먹일 거라면 매운맛을 빼달라고 미리 말하거나 퀘사디아를 시키면 좋겠다고 미리 언질 주시는 센스까지. 사장님이 친절한 식당, 좋아!


내가 좋아하는 사워크림이라, 우리 어린이도 좋아할 줄 알고 추가 주문을 했는데 아이는 전혀 먹질 않아서 (왜???!!) 내가 2인분 모두 다 먹고, 아이도 퀘사디아는 잘 먹었다. 아, 물론 양파와 올리브를 하나하나 빼가며… 아이들의 편식은 정말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 맛있는 걸 왜 안 먹니.
식당은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금세 가득차 대기까지 생길 정도. 흠… 또 뒷걸음질로 맛집을 잡았는지도..?
이제 목적지는 포인트오브뷰. 뒷 이야기는 10세 미만 어린이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대환장 시츄에이션은 다음 포스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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