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는 말이 듣고 싶어?
요 며칠 전, 등교 준비 중에 불쑥 아이가 “엄마, 나 반 친구들한테 선물을 주고 싶어”라는 말을 꺼냈다. “응? 선물? 무슨 선물?”이라 했더니, 선생님께서 반 친구들 모두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아무거나 상관 없다 하셨단다. 아마도 사탕 몇 개 가져와서 친한 친구들끼리만 나눠먹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갑자기 반 친구들에게 선물이라니.
“선물을 주려면 선물을 주는 이유도 있어야지”라고 했더니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라고 답하는 딸아이. 작년에는 친구들을 많이 도와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못 들었다며, 꼭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단다. 갑자기 머리를 휙 스쳐가는 네 글자. ‘인정욕구’. 너무 남의 반응을 신경쓰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에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8단계
| 근사 나이 | 덕목 | 위기 | 중요 관계 | 존재 질문 |
|---|---|---|---|---|
| 0-1세 | 희망 | 신뢰 vs 불신 | 엄마 | 세계를 신뢰할 수 있는가? |
| 2-3세 | 의지 | 자율성 vs 수치심/의심 | 부모 | 나답게 행동해도 좋은가? |
| 4-6세 | 목적 | 주도성 vs 죄책감 | 가족 | 내 생각대로 움직이고 활동해도 괜찮을까? |
| 7-11세 | 유능 | 근면성 vs 열등감 | 이웃, 학교 | 나는 무언가 이룰 수 있을까? |
| 12-20세 | 충실 | 자아정체감 vs 역할 혼란 | 또래, 역할 모델 | 나는 누구인가? |
| 20-41세 | 사랑 | 친밀감 vs 고립 | 친구, 애인 | 나는 사랑할 수 있는가? |
| 41-65세 | 관심 | 생산성 vs 침체 | 가족, 동료 | 내 삶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가? |
| 65세 이상 | 지혜 | 자아통합 vs 절망 | 사람, 자애 | 내 인생은 의미 있었을까? |
7세부터 11세에 속하는 이 시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고학년이 될 때까지로, 본격적인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때이다.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기의 능력을 평가하기도 하고, 수많은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며 성취감을 본격적으로 경험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저학년에 속하는 1~2학년 때에는 타인의 인정을 매우 많이 갈구하는 때로, 인정이 쌓여 자존감을 형성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런 고로, 아직 2학년이 우리 딸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일종의 소리로 형상화된 인정이 필요했던 걸로 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다고 해서 친구들에게 제대로 된 이유 없이 선물을 ‘뿌리는’ 행동을 지원할 것인가? 아니다. 8세 어린이의 인정욕구는 이해하나, 인정에도 분명한 기준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가 인정 받고 싶어한다고 하여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인정해주면 제멋대로인 아이로 자라날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부모된 입장으로서는 기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선물로 친구들의 인정을 ‘사는’ 행위의 경우, 돈으로 너무 쉽게 본인의 욕구를 해결하는, 우리 집에서는 절대로 경계하는 행동인 것이다.
무엇을 인정받게 할 것인가?
부모 입장에서는 인정받는 행동을 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아이 입장에서는 인정받는 행동은 더 하고 싶고, 인정받지 못하는 행동은 멀리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집에서는 아이가 잘했으면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호들갑을 더해서 인정해주면 된다. 우리집의 경우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집에서는 넘치도록 받는 인정이 학교에서는 모자라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우선은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친구들이 원하는 행동을 더 해주면 된다.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 친구는 표현이 서툰 것일 수도 있고, 고마움이 별로 없는 친구일 수도 있으니 고마움을 더 많이 표현하는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내면 된다..고 이야기하긴 했는데… 도움이 되었으려나? 또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하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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