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쓴 날


이게 몇 번째 블로그인지 모른다. 세 번의 워드프레스를 말아먹었고, 두 번의 네이버 블로그를, 그것보다 더 많은 수의 티스토리 블로그를 열었다 접었다 한 게 벌써 근 20년째다. 그런데도 또 새로운 워드프레스를 다시 여는 이유. (그것도 생 돈을 들여가며! 그야말로 내돈내산이다!)

기록을 남기고, 모아놓고 싶은데… 늘 항상 그 끝은

기록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특히나 마케팅 좀 해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기록이 하나씩 모여 내 자산이 되고 포트폴리오가 되어 퍼스널 브랜딩의 시발점이 되는 상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나도 그리 다르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하루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금세 시들시들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핑계는 많다. 바빠서, 아파서, 바빠서, 바빠서.

그러다 보면 차츰 기록은 시도한 횟수만큼 다양한 곳으로 흩어져있게 마련이다. 나도 마찬가지. 어떤 것은 일기 앱 데이원에, 어떤 것은 이전에 운영하다 만 워드프레스에(지금은 복구하기도 쉽지 않다.), 어떤 것은 구글 킵에, 또 어떤 것은 네이버 블로그에, 어떤 것은 가끔 노트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노트에 남아있다가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흩어져버린 기록들은 결국 어디 갔는지를 찾을 수가 없게 된다.

구글 킵 메모들
얼마 전에 무심코 구글 킵을 열어봤더니, 휘발되는 기억을 움켜쥐려 남겨두었던 메모들이 남아있는 걸 발견했다. 이 중에는 딸내미가 했던 귀여운 말도 섞여 있다. 메모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간혹 이런 식의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는 하다.

기록에 대해 버리지 못한 미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초가 되면 또 시작한다. 작년에는 일기장에 직접 손으로 쓰는 일기를 썼던가? 아마 딸내미가 혼자 일기장에 손으로 쓰는 건 억울하다 하여, 맞춰주기 위해였을 것이다. 결국 한 달을 넘지 못했고, 그 두꺼운 일기장은 책상 어딘가에 쳐박혀 있다.

그래서 올해 초에는 아무 시도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어딘가로 흩어질 것을 알았기에, 지금까지 가장 오래 써온 일기 앱 <Day One>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었다. 올해 일기를 몇 번 썼더라… 4개월 남짓하는 동안 그래도 30번은 쓴 것 같다. 아님 말고.

그러다가 올해 갑작스럽게 육아휴직을 마음먹게 되면서 기록에 대한 미련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고야 마는 것이다. 어영부영 지나가다 보면 또 일년이 아무런 기록 없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테니, 뭐라도 남겨보자며. 역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워드프레스를 파고야 말았던 것. 이번에는 얼마나 가려나. 제발 1년 동안 지속할 수 있어야 할텐데.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더라

시작은 했으니 반은 온 게 아닐까? (사실 그렇게 치면 나는 시작 마이스터 정도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새로 시작하는 내 마음에 이롭지 않으므로 싹싹 지워보자.)

이렇게 시작한 마담가비의 새로운 실험실. 제발 반에서 그치지 않고 1년 꼭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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